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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정보

[마곡 무한야끼] 100분간 무한으로 즐기는 와규, 그리고 술

일본에서 이자카야를 가면 신기한 메뉴가 하나 있다. 노미호다이(飲み放題)라는, 정해진 시간내에 가게에서 판매하는 주류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메뉴다. 보편적으로 주량이 어마무시하진 않은 일본인들에겐 가성비가 썩 좋지않게 보일 수 있지만, 주당이 넘쳐나는 한국 관광객들에겐 꽤나 매력적인 이자카야 옵션 중 하나다.

 

요즘 삿포로식 양갈비, 야키니쿠 전문점들이 늘어나면서 점점 이 노미호다이를 즐길 수 있는 일본 요리점이 늘어나고있다. 오늘 소개할 마곡의 무한야끼도 좋은 퀄리티의 와규를 노미호다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식당이다.

 

마곡 무한야끼 메뉴판

발산역 9번출구와 마곡역 2번출구 사이에 위치한 "무한야끼"는 사이언스타 빌딩 2층에 위치해있다. 일반적으로 고기집들이 대로변 1층에 위치한것과 달리, 2층에 있기때문에 잘 찾아야한다. 생긴지 그리 오래된 가게는 아니어서 내부는 매우 깔끔한 편. 블로그 포스팅에서 몇번 언급했지만, 난 내부가 깔끔하고 정갈할수록 뭔가 가게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진다. 

 

단품 메뉴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지만, 상호부터 무한야끼인 곳이니까 무한리필 메뉴를 골라본다. 야끼니꾸만 무한으로 즐길 수 있는 메뉴는 29,000원, 성게알, 맛보기육회, 연어샐러드, 그리고 식사메뉴까지 제공되는 세트는 34,000원이다. 5,000원 차이인데 육회, 연어샐러드, 식사까지 할 수 있다니... 너무나 좋은 가성비지만, 오늘은 온전히 고기로 뱃속을 채우겠다는 각오이기에, 29,000원 세트로 주문했다. 기본적으로 100분 이용 가격이지만, 인당 5,000원을 추가하면 30분 연장이 가능하다. 많이 먹는데 자신있는 분이라면, 시간을 추가해서 먹는것도 꽤나 괜찮은 옵션일듯.

 

아, 그리고 서론에 언급한 노미호다이 (10,000원)도 당연히 주문했다. 노미호다이를 주문하면 하이볼을 기본 한잔 서비스로 주고, 사케, 소주, 츄하이, 생맥주를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다.

 

기본 고기 세팅

주문이 완료되면 친절하게 고기마다 귀여운 명찰을 달아서 가져다주신다. 토시살, 윗등심, 우삼겹, 살치살, 치맛살, 부채살 6가지 종류의 고기가 나오고, 다 먹고 원하는 부위를 말하면 바로바로 가져다주신다. 사진으로 봐도 알 수 있듯 무한리필이지만 고기 색깔이 좋다. 아, 메뉴판은 무한메뉴만 올렸지만 더 많은 고기종류가 있다! 성게알 베이스로하는 우니니꾸, 우설, 갈매기살부터 우양, 특양같은 특수부위., 그리고 더덕구이까지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좀 특이했던건 야끼스키(야끼니쿠 스테이크)라는 메뉴. 얇게 편 고기를 앞뒤로 살짝만 구워서 계란소스에 찍어먹는건데... 사실 배가 너무 불러서 도전도 못했다. 다음에 방문하면 꼭 시도해봐야하는 메뉴.

 

무한리필이 가능한곳이라 밑반찬이 어마무시하진 않다. 하지만 김치, 소스, 양파절임, 그리고 명이나물까지 고기를 맛있게 즐기기 위해 있을건 다있다. 그리고 셀프바가 있어서 필요한게 생기면 바로바로 가져와서 먹기에도 편한 시스템.

고기 퀄리가 좋은은건, 처음 구운 고기가 입속에서 얼마나 살살 녹느냐로 알 수 있다. 처음구운 토시살이 정말 녹는다는 표현이 어울리게 녹아버려서 대만족. 노미호다이 스타트로 나온 하이볼도 위스키 양이 적당해서 맛이 좋다.

 

메뉴중 더덕구이, 우막창도있다.

한참을 먹다보니 더덕구이가 궁금졌다. 입에서 사르르 녹는 고기도 좋지만, 달달하고 씹는 식감이 좋은 더덕도 꽤나 매력적이니까. 그래서 기본 고기를 다 먹자마자 더덕구이, 우막창, 우양, 그리고 대하새우를 주문했다. (전부 무한 메뉴에 포함된 친구들이다. 정말 훌륭하다) 잘 양념된 더덕이 불판에 올라가자, 특유의 향긋한 냄가 코를 자극한다. 맛은 고기와 같이 먹어도 좋고, 그냥 더덕만 먹얻어도 식감도, 맛도 훌륭했다. 근데 양념이 되어있다보니 굳이 고기와 싸먹기보다는 그냥 더덕만 즐기길 추천한다. 어차피 다 무한이니까!

 

한국인에겐 고기 + 소주/맥주 = 진리라는 불변의 공식이 있지만, 노미호다이가 존재하는 이곳에선 사케로 잠시 눈을 돌려본다. 하이볼이나 츄하이는 너무 달달하기도하고, 이렇게 맛있는 고기엔 깔끔한 사케가 어울리기도니까. 사케를 주문하면 예쁜 도자기 병에 시원하게 담겨져서 나온다. 엄청 고급진 맛은 아니지만, 사케의 필수조건인 깔끔함은 충분히 갖췄다. 한잔 두잔 기울이다보니 고기도, 술도 빠르게 사라져간다. 

 

100분, 1시간 40분은 꽤나 긴 시간이다. 영화관에서 짧은 영화 한편을 끝낼 수도있고, 직장인에겐 점심시간보다도 긴 시간이다. 하지만 이곳, 마곡 무한야끼에 오면 100분이란 시간이 한없이 짧게 느껴진다. 아직 못먹어본 고기가 많은데, 이미 꽉 차버린 배를 야속하게 바라보며 자리를 떠날수밖에. 이럴땐 먹방 유튜버들이 너무 부럽다.

 

가족단위로 맛있는 고기를 먹고싶을때, 혹은 새로운 종류의 고기집을 경험해보고싶다면 이곳 무한야끼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맛있고 질좋은 고기를 가성비 좋게 즐길 수 있는 곳, 마곡 무한야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