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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추천] 곤도 마리에, 설레지않으면 버려라!Tyding up with Marie Condo (2019, 8부작)

서울에서 20대, 30대 학생, 직장인으로 홀로 살아가려면 어느정도 공간에 대한 타협이 필요하다. 부모님과 함께 살던 공간에 최적화되었던 물건들을 자취방에 밀어넣다보면, 새삼 이 10평남짓한 공간에서 살아갈 나의 미래가 막막해지곤 한다. 어떻게 이 작은 공간안에, 내가 원하는 모든걸 채워 넣을 수 있을까? 

 

오늘 추천하려는 넷플릭스 작품은 한번이라도 이런 생각을 했을 자취생들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을만한, 정리와 미니멀리즘에 관한 볼만하고 유익한 리얼리티 쇼이다.

 

소개하기 전 간단히 요약하자면, 정리 컨설턴트로 유명한 콘도 마리에가 미국의 가정집을 방문해 어지러운 집을 정리하고, 새롭게 단장하고 출발할 수 있게 도와주는 내용이다. 얼핏 들으면 90년대에 방영한 국내 유명 인테리어전문가들이 총출동해, 사연있는 가정을 도와주던 "신동엽의 러브하우스"와 비슷한 시나리오처럼 들릴수도 있다. 실제로 시청하면 내용은 완전 다르다.

 

 

콘도 마리에 (좌) , 신동엽의 러브하우스 (우)

 

사실 한국에선 유명세가 미국보다 덜하지만, 콘도 마리에는 미국에선 "Kondo-ing your house" (당신의 집을 콘도하세요!)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정도로 유명한 일본인이다. 미니멀리즘의 아이콘과 같은 존재로, 2016년 타임지 영향력있는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을정도니 더 설명해보아야 입만 아프다. 

 

그녀의 정리 컨설팅 방법은 모든걸 뜯어고치고 집을 재탄생 시키던 한국의 인테리어 예능과는 조금 결이 다르다. 콘도 마리에는 집 방문과 동시에 구석구석을 돌며, 그동안 가족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준데에 감사하는 시간을 가진다. 실제로 "오랜시간 이 가족의 곁을 지켜줘서 고마워"라며 말하고 교감하는 시간을 가진다. 물건, 장소에도 각각의 신이 존재한다고 믿는 일본 특유의 믿음일 수 있지만, 미국에선 오리엔탈, 혹은 동양의 신비한 문화로 느껴져서 더욱 반응이 좋은것같다. 리얼리티쇼가 진행되는 내내 그녀는 정리하는 물건들에게도, 그리고 그 모든 물건들을 잘 보관(?)해준 장소에게 끊임없이 감사하다는 말을하고, 그것들을 위해 잠시 눈을 감고묵도하기도한다.

 

그리고 KonMari Method- 라고 불리우는 그녀만의 정리 방법으로 정리를 시작한다. 그녀는 필요함/불필요함으로 물건을 나누기보단, "나를 설레게하는 물건인가?"라는 질문으로 정리에 접근한다.

예를들어 추억이 많은 옷일지라도, 이게 여전히 나에게 그당시의 설렘을 주는가? 라는 질문을 하며 필요성을 판가름하는 스타일이다. 만약 더이상 예전의 설레임을 주지 않는 옷이라면, 과거에 좋은 추억과 설레임을 만들어준것에 감사하며 옷을 정리함에 넣는다. 그녀의 정리 기본법칙을 간단히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 정리 시작 전 버릴 수 있는 쓰레기들은 전부 정리

- 정리 순서: 옷 -> 책 -> 소품

 

사실 미니멀리즘을 외치는 많은 사람들은 "필요없으면 버려라!"를 강조한다. 필요성에 따라 버리다보면, 청소 후에 정리의 후련함은 있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아 그건 버리지 말걸.."같은 후회도 함께 오곤한다.

콘도 마리에의 방식은, 이러한 후회를 최소화 시키는데 의의가 있다. 추억가득한 물건에게 고마워하며, 떠나보내는 형식으로 이별을 진행하니 시간은 좀 걸려도, 확실히 이젠 보내준 물건이라는 인식이 머릿속에 자리잡아 후회가 없게된다.

 

소모품일지언정, 우리 삶에서 특정 도구들은 많은 부분을 함께한다. 미니멀리즘과 최소한의 도구로 사는건 분명 좋은 삶의 방식이지만, 단순하게 심플하면 미니멀리즘이라고 생각했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해준 넷플릭스 시리즈다.

그리고 어느 한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누군가의 방식을 따라가기보단 콘도 마리에처럼 본인만의 독특한 영역을 만들고 개발시켜야할 필요도 있다는 생각도 강하게 들었다.

 

연말이 다가오는 지금, 나는 추석 연휴를 "콘마리 방식"으로 나도 그동안의 나를 만들어준 많은 물건들과 이별을 시도해보려 한다.